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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할 50년:한인회 과제는} 1세와 한인 사회 넘어, 2세와 주류 사회로

미주 한인 이민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던 한인회들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이민 1세대와 한인 사회 문제에 치중했으나, 요즘에는 더 많은 2세와 3세를 포용하고 주류 사회에서 한인의 권익을 더 잘 대변할 수 있는 단체들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LA한인회가 그 변화의 선두에 서있다.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2세 한인회장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내가 처음일 것”이라며 “내가 한인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라고 말했다.     LA한인회는 올해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인데 30~40대 젊은 한인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후보로 거론되는 스티브 강과 로버트 안은 모두 LA 커미셔너를 지냈고 한인 사회에서 다양하게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다.     LA한인회는 잦은 회장 변경에 따른 예산 지원 문제 등을 이유로 회장직을 봉사직이 아닌,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CEO 체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21주년을 맞이한 미주 한인 이민 사회는 2세대, 3세대가 중심세력으로 성장하면서 한인회의 세대교체도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고 있다.     연방 의회는 1903년 1월 13일 102명의 한인이 하와이 호놀룰루를 찾은 것을 기념해 2005년 이날을 ‘미주 한인의 날’로 선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후 백악관은 이날을 기념하는 성명을 발표해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성명에서, “오늘날 한인들은 기업가, 변호사, 공무원, 군인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해 미국을 풍요롭게 한다”며 “우리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인 이들이 미국의 발전을 위해 했던 모든 일을 계속해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성명에서 알 수 있듯 미주 한인 사회의 위상은 121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한인 사회에서만 주로 활동하던 과거 이민 1세대의 시대가 저물고 영어가 더 친숙한 2세대, 3세대로의 세대교체가 큰 이유 중 하나다.     세대교체 변화는 역설적으로 한국어 위주의 한인 사회는 쇠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회의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한인회의 역할과 미래에 의문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과거 사랑방에서부터 번역 회사, 동사무소 업무 대리 업체, 법률 자문까지 한인 이민자들의 일상생활 고충 해결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힘써온 한인회들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미주한인회총연합회를 비롯한 여러 지역 한인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에만 약 150개에서 180개의 한인회가 존재한다. 이 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단체는 100여 곳 정도라고 한다.   재외동포청이 관리하는 ‘코리안넷’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한인회의 수는 112개다.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단체가 자체적으로 등록 및 삭제를 할 수 있고 새로 생겼거나 해체됐어도 이를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미국 내 한인회 관계자들은 전체 한인회의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활동을 늘리는 곳들이 많다고 말한다. 많은 한인회들이 내부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젊은 세대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인회의 미래는 밝다고 입을 모았다.   제임스 안 LA한인회장은 “젊은 사람들은 한인 사회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한인회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서로 싸우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로만 구성돼 있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꿔 젊은 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단체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석 뉴욕한인회장 역시 한인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비영리단체인 한인회가 회장 선출에 따라 이사회가 바뀌는 것을 미국에서 자란 2세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젊은 세대에 설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했다.    스티브 리 워싱턴한인회장은 1세대 이민자 수의 감소로 한인회에 위기가 찾아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단연코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며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그는 “1세대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베이비부머 세대 이민자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이고 기회만 있다면 사람들이 다 이민을 오고 싶어하는 나라”라고 했다. 이민 2세와 3세가 늘어나듯 새롭게 이민을 오는 한국 ‘이민 1세대’가 계속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 회장의 전망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통계가 있다.  2세도 한인으로 포함되는 미국 내 재외동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재외동포청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재외동포 수는 2011년 207만 5000여 명에서 2017년 249만 200여 명으로, 2023년에는 261만 5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약 10년 사이 5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미주 한인회장들은 ‘함께 할 50년’ 미래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김광석 뉴욕한인회장은 한인회의 역할이 축소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보건, 법률, 봉사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단체가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오히려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한인회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의 한인들 전체를 대변하는 운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특화된 단체와 서로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한인회는 한인 전체의 권익 옹호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민 2세들은 미국 생활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인 사회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오히려 3세들은 할아버지 세대가 활동하던 한인 사회가 어떤지 궁금해 다시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지역 내 소수계끼리 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똘똘 뭉쳐야 했던 끈끈함은 없어지겠지만 한인 사회라는 네트워크가 끊어질 일은 없고 이런 역할을 한인회가 담당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티브 리 워싱턴한인회장은 “한국 음식과 음악 등 문화는 미국에서 절대 사라질 수 없는 위치에 올랐다”며 “차별과 갑질이 가장 덜한 미국으로의 이민은 계속 늘 것이기 때문에 ‘이민 1세대’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이민자들은 네트워크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한인회의 역할은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도계 대통령 후보까지 나온 곳이 미국”이라며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 한인 사회가 어떻게 더 성장할 수 있게 될지 기대된다고 했다. 김영남 기자 kim.youngnam@koreadaily.com사회 한인회 지역 한인회 한인 사회 한인 이민자들

2024-09-22

연이은 사건 사고 뒤숭숭한 한인사회, 구심점이 필요하다

 의문스러운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한인 장경필 씨가 절망 속에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0대 한인여성 최한나 씨는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돼 그 사체가 수십일 만에 발견됐고, 다단계 사기로 약 1천만 달러의 피해를 입은 한인들은 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적으로 연대하고 나섰다. 벚꽃 흐드러진 3월 마지막 주, 워싱턴 한인 사회를 뒤흔든 헤드라인이다.   여기에 더해 한인들의 생활은 위협 받고 있다. 40년 래 최악인 인플레이션으로 "고기 사먹기 겁난다"는 한인들이 늘어난다. 고기 값 뿐 아니다. 모든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올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부 미국 기업들을 제외한 한인 상권과 중소업체들의 코로나 불경기는 여전해 오르는 가계지출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가정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개스값은 4불을 훌쩍 뛰어 넘었다. 모기지 금리도 오르면서 집없는 한인들의 '내집 마련 꿈'은 요원해져 간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으로 비화한 데 이어 자칫 미국이 참전하면 국제전으로 확대 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전쟁, 냉전을 경험한 세대가 가장 두려워 하는 '최종 전쟁'이 벌어질까 걱정하는 한인들도 늘어가고 있다.   한인사회와 미국 주류사회 모두 뒤숭숭한 요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 단지 하루하루 삶에 충실할 뿐"이라는 푸념이 장년층은 물론 미래를 한창 설계해야 할 20~30대 젊은 한인들에게서도 터져 나오는 지경이다.   이렇게 절망에 빠지는 한인들의 숫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보듬을 수 있는 한인사회의 구심점은 부재중이라는 지적이다. 이제까지 한인사회의 구심점은 한인단체가 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아 인적, 물적으로 축소된 한인단체들의 기지개는 요원하기만 하다. 회장 이외의 임원들이 제 역할 하거나 모습 비추는 한인회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지역 한인회 명칭을 내걸었으면서 그 역할에 대해 "회원간 친목이 목적이다"라고 거리낌 없이 밝히는 단체장이 존재할 정도다.       한인사회는 물리적 구역이 지정되거나 특정 이익을 위해 뭉친 조직이 아니다. 인종적 구성원들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동기로 모이는 느슨한 단체 사회다. 이런 까닭에 평상시 서로 관심 없더라도 위기 시에는 모여서 단합한다. 여론을 주도할 주체와, 행동 할 수 있는 구심점이 있어야 하는 까닭이다. 한인 사회가 위기에 빠지면 한인들은 그 위기를 헤쳐나갈 선장을 바라보려 하기 때문이다.     전례없는 위기를 맞은 워싱턴 한인사회. 위기를 기회로 바꿔 한인들의 민심을 보듬고,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든든한 리더가 나타날 수 있을까? 적어도 각자 표방하는 제 역할 하는 한인단체가 돌아와도 워싱턴 한인사회의 구심점으로 설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한인사회 관계자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한인사회 구심점 워싱턴 한인사회 대다수 한인사회 지역 한인회

20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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